자녀 얼굴·목소리 복제해 “살려달라” 영상 제작 후 금전 요구
SNS 공개 사진·목소리 등 범죄 표적 우려…반드시 112 신고
최근 딥페이크(Deepfake) 기술로 자녀의 얼굴을 합성한 가짜 영상을 제작해 부모에게 전송하고 ‘자녀를 납치했다’며 금전을 요구한 외국인 대상 전화금융사기가 발생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7일 국내에서도 인공지능(AI) 기술을 범죄에 악용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달 외국에 거주하는 부모(외국인)가 외국 범죄조직으로부터 한국을 여행 중이던 딸이 방 안에 감금된 채 울면서 살려달라고 하는 영상을 받았다.
범인은 “당신 딸을 납치했으니 딸을 살리고 싶으면 합의금을 보내라”고 부모를 협박했다.
부모는 이 사실을 영사관에 알렸고 영사관에서는 한국 경찰에 신고해 신속히 출동한 경찰은 딸의 안전을 확인했다.
다행히 이 사건에서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해당 영상에 등장한 딸의 모습이 딥페이크 기술로 만들어진 가짜라는 것을 확인하면서 인공지능 기술을 범죄에 악용할 수 있다는 심각성을 보여준다.
피싱범죄에 악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에는 딥보이스(Deepvoice)도 있다.
범인이 자녀의 목소리를 복제한 뒤 부모에게 전화해 마치 납치된 것처럼 흐느끼며 살려달라고 한다거나 급한 일이 있다면서 돈을 빌려달라는 목소리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범행에 이용할 수도 있다.
부모와 자식이라는 특수성을 이용해 자녀의 얼굴이나 목소리를 가짜로 생성한 뒤 부모가 상황을 판단할 여유를 가질 수 없도록 압박하며 즉각적인 송금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악용한 전화금융사기가 국내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딥페이크·딥보이스 기술을 범죄에 악용할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
딥페이크와 딥보이스는 실제 인물을 학습해야 하므로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등에 공개된 본인과 가족의 영상, 사진, 목소리 등은 범죄조직의 표적이 될 수 있다.
특히, 딥페이크 기술이 고도화해 전문가들조차도 육안만으로는 진위를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평소에 사회관계망 서비스 등에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공개 설정으로 게시물을 올리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딥페이크 등을 이용한 전화금융사기를 포함한 납치빙자형 전화금융사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난 9월까지 납치 빙자 전화금융사기 사건이 174건 발생한 사실을 고려할 때 납치 전화가 전화금융사기일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리고 범죄조직은 ‘가족이나 지인을 납치했다’라는 협박 전화를 받으면 두려움과 걱정 때문에 피해자들이 신고를 주저한다는 점을 노리기 때문에 납치든 납치를 가장한 전화금융사기 사건이든 무조건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경찰은 납치 신고를 접수하면 구조가 필요한 사람의 위치 파악 등 초동조치를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경찰에 신고해야 구조자의 안전과 금전 피해까지 예방할 수 있다.
범인이 전화를 끊지 못하도록 협박해 경찰에 신고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주변 사람에게 경찰에 신고하도록 도움을 청하거나, 통화하면서 문자메시지로 112에 신고해 자녀의 안전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대처해야 한다.
경찰청 마약조직범죄수사과장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일상생활을 더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이러한 기술을 범죄에 악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도 하므로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경찰은 인공지능 기술을 악용한 피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홍보 콘텐츠를 제작해 국내는 물론 해외 주재관과 한인회를 통해서도 전파해 국민 보호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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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식 기자 다른기사보기